부산에서는 떡볶이를 만들 때 기본적으로 밀떡이 아닌, 굵고 쫄깃쫄깃한 쌀떡을 사용한다. 수영구 남천동에 위치한 다리집은 쌀떡볶이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가래떡볶이집이자 부산의 3대 떡볶이집이다. 진하고 새빨간 고추장 양념이 밴 가래떡을 노란 접시에 담아 내는 다리집 떡볶이는 새콤달콤한 맛이 입안을 감돌다가 그 끝에 매콤함이 스치는데, 뒷맛이 깔끔해 자주 먹어도 물리지 않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맛을 지배하는 결정적 요소는 바로 오랜 세월 이곳만의 레시피로 만들어온 집 고추장이다. 고춧가루를 아낌없이 넣어 만든 장맛이 다리집 떡볶이의 비법인 셈. 손바닥을 이어 붙인 것처럼 긴 오징어튀김도 별미다. 오징어의 쫄깃한 맛과 선도를 최대한 유지하고자 조금 언 상태에서 손질하는 것이 철칙. 다리집과 관련해 전해져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 30여 년 전 처음 가건물의 포장마차 형태로 시작했을 때, 어머니 김천자 씨가 집 고추장으로 개발한 가래떡볶이로 당시 부산동여자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지금의 ‘다리집’이라는 이름도 포장마차 천막 아래로 떡볶이를 먹는 여고생들의 다리만 가득 보인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부산동여자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수업 시간에 다리 보이는 집에 가면 안 된다”라고 할 정도로 오랜 세월 부산 내 가래떡볶이집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