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프
부산 전포동에서 커피와 lp로 만나는 브루클린 바이브.
덴마크의 간결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반영한 카페 코펜하겐은 바리스타 김귀영과 베이커 신수정의 아지트다. 부부의 취향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공간은 신혼여행으로 떠난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영감을 얻었다. 항구를 끼고 있는 도시와 저마다 개성을 뽐내는 로컬 숍, 그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부산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부산에 작은 코펜하겐을 담고 싶다는 마음에 공항 코드 CPH를 차용해 가게 이름을 정했다. 두 사람은 서울에서 각각 바리스타와 빵집 겸 브런치 가게 오너로 활동했다. 언젠가 나이 들면 신수정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 내려와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이사 와 이 공간을 열게 됐다고. 대표 메뉴인 시나몬 번은 처음 서울에 빵집을 운영할 때부터 만들어왔다. 커피는 다양한 로스터리에서 선별한 원두를 준비해 고객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오전 시간을 혼자 보내는 로컬 손님들에게 이곳은 더없이 완벽한 공간이다. 커피를 마시며 조용히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다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코펜하겐은 책이나 레코드 등 두 사람이 좋아하는 물건들을 셀렉트해 소개하기도 한다. 그때그때 취향을 반영해 변화를 주기도 하니 그야말로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어쩌면 부산이라는 도시가 그렇게 만든 걸지도 모른다. 꿈꿔오던 결혼을 하고, 사랑스러운 반려견을 입양하고, 카페를 운영하는 등 그들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으니까. 훗날 또 다른 도시로 이동할지도 모를 두 사람의 일상은 조금만 걸어 나가면 펼쳐지는 광안리의 바다처럼 넘실대며 흘러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