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테이블을 닮은 머신에 말간 반죽을 펴면 LP판이 돌아가듯 둥글게 둥글게 크레페가 만들어진다. 이곳은 버터레코드, 달콤함에 취한 이들의 흥얼거림이 끊이지 않는 크레페 가게다. 과거 빈티지 숍을 운영하던 전재완과 이수현은 일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자연스레 크레페를 접하게 됐다. 결국 지난해 5월, 열정적인 밴드 멤버이자 서핑 마니아인 두 사람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버터레코드를 오픈한다. 일본 쇼와 시대 깃사텐에서 영감을 받은 ‘푸딩 크레페’로 오픈 초기부터 많은 이의 환대를 받으며 디저트 사업에 뛰어든 두 사람은 다른 가게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찰기 있고 쫀득한 반죽을 연구하고, 프랑스산 동물성 생크림을 사용해 더 깊은 맛을 내고자 했다. 딸기와 바나나, 블루베리 등 당도 높은 생과일을 사용한다는 점도 크레페의 맛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현재 버터레코드는 부산대 본점과 남포점을 운영 중이다. 특히 남포점에는 크레페에 곁들이기 좋은 메론 소다나 커피 등 음료도 판매하고 있어 달콤함을 충전하며 잠시 쉬어 가려는 이에게 제격이다. 전재완과 이수현은 버터레코드가 단순한 크레페 가게를 넘어 휴식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주문한 크레페가 노릇노릇 구워지는 냄새를 맡으며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고 상상 속 크레페를 받아 한 입 맛보는 순간, 설렘 가득한 환호의 목소리들이 부산 거리에 노래처럼 울려 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