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영 더현대 대구엔 1층에서 3층까지 이어지는 ‘더 스퀘어’의 풍선 조형물과 9층 야외 정원을 포함해 약 4,297㎡(1,300평) 규모의 야외 정원을 포함한 ‘더 포럼’이 있어요. 저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공간으로 고객도 자주 찾는 장소예요. 9층에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한 대뿐이라 고객은 4층의 팝업 스토어를 마주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물 흐르듯 이동하는 고객의 발걸음을 4층으로 틀 수 있는 공간이에요.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고객의 시선이 집중될 수 있고, 고객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는 공간이죠.

이지윤 더현대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더현대 타이틀을 지닌 백화점이라는 것이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고, 그동안 백화점에서 만날 수 없던 브랜드를 발굴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를 위한 기회가 많은 공간이기도 해요. 그리고 여성패션팀은 유일하게 란제리, 골프, 구두 등 다채로운 상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보니 고객층도 다양해 접객층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조해영 우선 콘텐츠를 먼저 고민해요. 예를 들어 캐릭터로 콘텐츠를 정하면 관련된 브랜드 리스트를 뽑고, 대구에서 한 번도 소개하지 않은 브랜드를 찾아봐요. 그렇게 후보를 정리해 제안 메일을 보내고, 브랜드를 직접 찾아가서 설득하고··· 끝없는 거절과 설득의 과정을 반복합니다.(웃음) 어느 정도 마음을 움직였다 싶을 때 브랜드 대표님을 더현대로 초대해 전 층을 보여드리며 여성패션팀의 공간이 지닌 장점을 소개하죠.

이지윤 첫 팝업 스토어가 작년 12월부터였는데, 올해 5월까지 대략 9개 브랜드를 진행했어요. 설득의 시간은 길지만 준비는 굵고 짧게, 확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조해영 첫 번째는 아무래도 ‘서울에서 핫한 브랜드’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대구에서 서울까지 보러 갈 필요 없이 더현대 대구에 와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브랜드 콘셉트가 명확한 곳을 콘택트하고 있어요. 캐릭터든 라이프스타일숍이든 고객에게 각인될 만큼 명료한 콘셉트가 있어야 해요.

조해영 물론이죠.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그렇게 할 예정입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팝업 스토어의 방향성을 크게 두 갈래로 본다면, 첫 번째가 서울의 핫한 브랜드를 대구에서 만나게 해주자는 거고요. 두 번째는 대구 그리고 부산이나 구미 등 경상도 지역을 기반으로 한 좋은 브랜드를 소개하는 거예요. 다른 지점에서 벤치마킹을 왔을 때 ‘이 브랜드는 뭐지? 우리 지역에 가져가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면 해요. 역수출하는 거죠. 올해 초에 진행된 ‘낫온리북스X타바코북스’ 팝업 스토어가 이런 취지였어요.

이지윤 맞아요. 윤지원 선임과 이야기하다 나온 아이디어였어요. 여성패션팀만의 캐릭터를 만들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사바이사바이’와 협업하면서 실현했죠. 마침 이 브랜드에서 커스텀 소품을 제작하고 있거든요. 여성패션팀을 상징하는 호기심 많은 천재 고양이란 ‘클레어^Claire’ 캐릭터를 의뢰해 제작했고, 더현대 대구에서만 50개 한정으로 판매했어요. 지속적으로 클레어와 브랜드를 엮어 이야기를 만들어가면 재미있을 듯해요. 언제 또 클레어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이 기대됩니다.

조 더현대 대구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는 ‘콘텐츠 TF팀’을 만들었어요. 5명 정도 되는데, 그 팀에 들어간 후 한 달에 5~7일은 전국 출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백화점은 절대 가지 않고, 거리를 다니면서 개인 숍이나 편집숍을 많이 방문하려고 해요.

이 SNS를 하다 보면 알고리즘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무섭기도 해요. 제가 관심을 보인 아이템과 관련한 브랜드를 엄청나게 많이 보여주더라고요. 덕분에 알게 된 브랜드가 많아요. 출장은 자주 가지 않지만 회사에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지원해주는 ‘OFD’, 즉 오피스 프리데이^{Office Free Day}를 활용하고 있어요. 백화점 외에 전시나 팝업 공간을 방문해 시야를 넓히고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조해영 윤지원 선임과 이지윤 선임, 두 사람을 통해 많이 배웠어요. 저도 제 나름의 방식으로 아이템을 찾지만, 저는 아무래도 MZ세대에서 M에 걸쳐 있다 보니 요즘 Z세대의 트렌드를 잘 몰라요. 그런데 두 선임이 잘 짚어주거든요. “이런 게 진짜 귀엽지 않아요? 좋지 않아요?” 하고 아이템을 던져줘요. 그럼 저는 그 아이템을 좀 더 파고들어가는 역할을 하는 거죠.

이지윤 두 브랜드를 꼽고 싶은데요, 하나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인 ‘플로움^FLOWOOM’이에요. 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원피스 카테고리에서 1위를 점하는 브랜드로, 최근에 샘플전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정말 뜨거웠어요. 대구로 가져와 고객에게 선보이면 반응이 좋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서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또 하나는 대구 도자기 브랜드인 ‘메이크어포터리^{make. a. pottery}’예요. 아기자기한 도자기 팝업 스토어의 경험을 기반으로 더 알찬 도자기 팝업 스토어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조해영 독립 출판물이란 콘텐츠가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해요. ‘낫온리북스X타바코북스’ 스토어를 진행하면서 이런 독립 출판사와 출판물들을 한데 모으면 더 좋을 것 같더라고요. 여성패션층에 한정하지 않고, 더현대 대구 자체로 바라볼 수도 있는 기획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죠.

조해영 6월 8일부터 ‘이에이에^YIEYIE’ 팝업 스토어를 진행합니다. 서울 성수의 핸드백 브랜드로 더현대 서울에서도 팝업 스토어를 진행한 곳인데요, 신기하게도 저랑 더현대 서울 담당자랑 동시에 콘택트하고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연달아 열게 됐습니다.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율이에^{YUL YIE}의 세컨드 레이블로, 영한 감각의 핸드백 브랜드예요.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국, 홍콩에서도 마니아층이 많더라고요. 저희가 이에이에와 함께하는 공간을 좀 더 아이코닉하게 꾸며 선보일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