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플릭 윤동원스트리트 패션 너머의 문화
국내외 패션 브랜드를 다루는 대구 대표 스트리트 패션 편집숍.
독수리 오 형제처럼 5명의 크루가 힘을 모았다. 대구를 기반으로 한 F&B 브랜드를 만드는 피키차일드컴퍼니Picky Child Company. 좋아서 시작한 일이 어느덧 8년이 지났다는 이들은 접시 위에 어떻게 대구라는 지역을 담아낼까 고민하느라 하루하루가 분주하다. 피키차일드컴퍼니가 로컬 콘텐츠를 만드는 비결은 특별하지 않다. 그저 대구에 살며 자신들이 느낀 생각을 담을 뿐. 이제 피키차일드컴퍼니는 지역에 다양한 콘텐츠를 심으려 한다. 하나가 아닌 여럿이 힘을 합쳤을 때 ‘진짜 대구’가 발전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독수리 오 형제처럼 5명의 크루가 힘을 모았다. 대구를 기반으로 한 F&B 브랜드를 만드는 피키차일드컴퍼니Picky Child Company. 좋아서 시작한 일이 어느덧 8년이 지났다는 이들은 접시 위에 어떻게 대구라는 지역을 담아낼까 고민하느라 하루하루가 분주하다. 피키차일드컴퍼니가 로컬 콘텐츠를 만드는 비결은 특별하지 않다. 그저 대구에 살며 자신들이 느낀 생각을 담을 뿐. 이제 피키차일드컴퍼니는 지역에 다양한 콘텐츠를 심으려 한다. 하나가 아닌 여럿이 힘을 합쳤을 때 ‘진짜 대구’가 발전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회의실이 텅 비어 보이죠? 사무실을 저희와 같이 긴밀하게 협업하는 베이커리 카페 브랜드 ‘레이지모닝LAZY MORNING’과 같은 건물로 옮기기로 했어요. 1~3층은 레이지모닝이, 4층은 저희 피키차일드컴퍼니(이하 PCC)가 사용하는 거죠. 단순히 장소를 이동하는 것뿐 아니라, 최근 워크숍을 하면서 내부적으로도 대대적인 정비를 했어요. 이제 저희만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해서 만들어보려고요. 현재 출시를 앞둔 로컬 맥주 브랜드도 있고, 스테이 호텔도 구상 중이죠. 저희만의 제대로 된 자체 콘텐츠를 쌓아서 시장에 내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네. 저와 유치원‧초등학생 때부터 알던 배꼽 친구, 매일 만나며 놀던 동네 친구, 처음 일한 직장에서 상사이던 형이랑 함께 하고 있어요. 마지막에 합류한 친구는 저희가 ‘피키차일드다이닝Picky Child Dining’을 처음 열 때 알게 된, 오픈 멤버이던 친구예요. 일도 잘하고 결이 잘 맞아서 같이 일하게 됐죠. 8년 동안 같이 일하며 서로 거리낌 없이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바로 짚어줄 수 있어 좋아요. 다들 전문 분야도 다르고, 같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거든요.
아니요. 저희는 쭉 F&B 브랜드 일만 해왔어요. 주방에서 일했는지, 홀에서 일했는지 정도의 차이밖에 없죠. 식당 운영이 주된 업무였는데, PCC의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저같이 브랜드 디렉터를 하는 사람이 있고, 아예 공간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맡아 작업하거나, 마케터로 일하거나, 경영 지원만 전문으로 하는 친구도 있어요. 셰프로 일하는 친구도 있고요. 자연스레 각자의 역할이 나뉜 셈이죠.
그렇죠. 처음 저희가 만났을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어요. 개인의 업무 역량도 많이 확장됐고요. 매장 하나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정말 많잖아요. 처음부터 철두철미한 계획 끝에 탄생한 것이 아니라 매장 하나를 잘 운영하기 위해 구성원이 다 함께 재미를 느끼면서 노력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저희는 일단 한번 결정하면, 발 빠르게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편이에요. 평소 구성원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서 시작하니까 애초에 데이터도 많고, 콘텐츠를 소비한 경험도 꽤 있어서 별도의 공수가 드는 시장조사가 필요 없죠. 브랜드를 준비할 때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어요.
20대 초‧중반에 저희가 가장 멋있고 보이고, 하고 싶었던 분야가 양식이었어요. 그래서 피키차일드다이닝을 열었죠. 식당을 처음 운영하다 보니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그때 식당을 잘 꾸리기 위해서는 ‘접시 위에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 제대로 배웠죠. 사실 식당이 처음부터 잘되지는 않았어요. 힘든 시기도 물론 있었고요.
동아식당의 경우, 피키차일드다이닝 이후 실패를 경험하고 나아가던 중에 탄생한 브랜드이자 식당이에요. 동아식당이 저희가 키운 자식 중 제일 효자죠. 그때 워낙 힘들던 시절이라 사실 브랜드를 확장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오히려 ‘어떻게 피키차일드다이닝이 봉산동 골목에 뿌리내려 30년 이상 지속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이었어요. 그렇게 지속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었죠. 그러던 차에 저희가 교류하던 강릉의 ‘더웨이브컴퍼니The Wave Company’ 대표님과 소통하면서 본격적으로 로컬 콘텐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처음 식당을 열 때만 해도 별다른 생각이 없다가 동아식당을 열 때 타 지역 크리에이터와 소통하면서 지역적 콘텐츠의 중요성을 깨달았죠.
가령 전주의 비빔밥같이 전주에 가면 한 번쯤 먹고 싶은 음식이 있잖아요. 그 어떤 음식으로도 대체할 수 없고, 지역적 특색이 강하죠. 대구에서 전주의 비빔밥 같은 음식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로컬’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둔 상황이라, 경상도에서 난 식재료로 만든 메뉴를 판매하는 동아식당이 탄생하게 됐죠.
미트필드는 ‘경북 영주에 어떻게 사람을 모을 수 있을까?’ 하는 진지한 의도로 시작했어요. 영주시와 SK스페셜티가 손을 잡고 ‘영주 경제속으로STAXX‘ 프로젝트를 추진했거든요. 소셜 벤처 기업을 모아서 영주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기획인데, 저희는 F&B 브랜드를 통해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는 앵커 스토어anchor store 역할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대구, 안동 등 주변 도시에서도 찾아올 수 있는 맛집을 만드는 거죠. 미트필드는 미국 텍사스의 전통 조리법에 한국의 재료를 더한 바비큐 전문점인데, 영주의 특산물도 요리에 적절하게 섞었어요. 영주의 매력을 발견하기 위해 짧은 기간이지만 직접 영주에서 생활하며 경험한 점을 담아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대구를 기점으로 저희가 사는 주변 지역에도 다양한 가치를 선보일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대구에 살면서 문화적 갈증을 많이 느꼈어요. 대구에 재미있는 문화 콘텐츠가 왜 없는지 늘 아쉬웠죠. 전시 공간이나 공연도 수도권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고요. 저희가 하는 일이 생산자의 소비와 직결된 의식주 중 하나잖아요. 문화는 생존을 뛰어넘은, 한 차원 다른 개념의 소비라 저희가 F&B 브랜드 사업으로 낸 수익으로 한번 시도해보고 싶었죠. 하지만 지속적인 수익 구조가 없다면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면 ‘shed new light’도 정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요.
솔직히 말하면, 대구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건 아니에요. 그런데 저희가 이윤을 추구했거나 좋아서 한 일이 결국 지금 우리가 사는 대구를 더 나아지게 만들더라고요. 지금 저희 매장이 있는 봉산동 골목은 몇 년 전만 해도 상권이 전혀 조성되지 않은 상황이었거든요. 피키차일드다이닝이 생긴 후 골목에 상권이 형성되면서 관광객이 찾아오는 골목으로 변모했죠. 수도권에 인구가 밀집하면서 지방의 인프라는 낙후되는 현상이 하나의 사회문제기도 하잖아요. 한편으로는 저희가 만드는 F&B 브랜드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낙후된 골목을 활성화하고, 외부에서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 밖에 저희가 브랜드 기획 멘토로서 컨설팅하는 팀도 따로 있는데, 획일화된 브랜딩에서 벗어나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대구 로컬 문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숲에 여러 종의 나무를 심고 키우는 일을 하고 있달까요? 지금은 저희가 무슨 일을 왜 하고, 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아요.
사실 저희가 집착적으로 로컬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한 시간이 있었어요. 동아식당을 만들면서 지역 농부와 인터뷰하기도 했는데, 그때 밀양 깻잎이 왜 유명하냐고 생산자분께 여쭤봤어요. 그런데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밀양이 깻잎을 재배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했고, 자연스레 농사짓는 이가 많아지면서 알려진 거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추측한 것보다 너무나 현실적 이유였죠. 또 통영에서 왜 고등어가 유명하냐 물으니 그냥 많이 잡혀서라는 식이에요. 저희가 만들어가는 ‘대구다움’의 뿌리를 생각하면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저희가 대구에서 살아오면서 경험한 아이디어를 복합적으로 녹아든 게 ‘대구다움’일 뿐이죠.
저는 평생 대구에서 살아왔고, 대구라는 지역으로부터 받은 영향으로 만들고 있으니까요.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도시이기에 저희가 만드는 브랜드와 제품에 당연히 대구가 스며들 수밖에 없다고 봐요. 서울에서 평생 살다 온 분이 갑자기 대구의 시장성을 분석해서 만드는 게 아니라, 대구에 살면서 느낀 생각을 자연스레 녹여냈으니, 진짜 로컬 콘텐츠로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누가 저에게 “어떤 지역에서 살래?” 하고 묻는다면, 저에겐 소중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가 중요한 지표가 되는 만큼 단언컨대 “대구”라고 말할 거예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대구에 있으니까요. 부모님, 형제, 친척, 친구 그리고 동료까지도요. 다른 지역에 잠깐 인사이트를 얻으러 갈 수는 있겠죠. 하지만 결국 제 삶의 터전은 대구일 수밖에 없어요.
저희는 스스로를 ‘콘텐츠 그룹’이라고 정의했어요. 로컬 문화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씨앗을 심고, 또 잘 키우고 싶어요. 커뮤니티 호텔이라거나 로컬 맥주 브랜드라거나 아니면 소품 숍이 될 수 있겠죠. F&B 브랜드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제가 사는 곳과 주변을 더 나은 지역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요, 대구를 대표할 수 있는 F&B 브랜드를 만드는 거예요. 저희에게는 일종의 사명감이 있어요. 강릉의 ‘동화가든’, 대전의 ‘성심당’, 춘천의 ‘감자빵’처럼 ‘대구’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맛을 곧 제안할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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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특히 사랑받는 PCC의 F&B 공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