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레시먼트
책의 날개를 본뜬 듯한 창이 활짝 펼쳐진 모습으로 반기는 이곳은 내부로 들어갈수록 미술관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책 읽는 유령이 맞이하는 고스트북스는 그림을 그리는 류은지 작가와 글을 쓰는 김인철 작가가 함께 운영하는 독립서점이다. 다양성과 창의성을 갖춘 국내외 서적을 통해 도시에 신선함을 불어넣고자 하는 마음으로 6년째 대구에 자리 잡고 있다. 두 사람은 긴 고민의 시간을 거쳐 작업물을 완성하는 작가들이 평소에는 그 존재를 알 수 없다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존재감을 발휘하는 유령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고스트북스라는 이름에 각자의 자리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수많은 유령의 이야기가 모이길 바라는 소망을 담은 것이다. 결국 사람들에게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편안하면서도 기분 좋은 새로움을 선사하는 안식처가 되기를 꿈꾼다.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 한편에서는 고스트북스의 세컨 브랜드 ‘리틀룸little room’의 제품도 만날 수 있다. 류은지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기반으로, 엽서부터 에어팟 케이스까지 ‘작은 방에서 바라보는 일상의 풍경’이 담긴 굿즈가 마련되어 있다. 서점에서는 오는 3월 8일까지 대구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이준식@orangepolo의 사진집 <Blue bird was there>의 출간 1주년 기념 전시를 진행한다. 작가가 홋카이도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을 토대로 고스트북스가 편집하고 발행한 책이다. 사진집에 수록된 작업 중 8점을 큰 사이즈로 만나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프린트로 구매할 수도 있다고. 글, 그림, 사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유령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이곳에서 보물 같은 책과 함께 나만의 이야기의 시작점을 찾아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