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찜갈비

봉산찜갈비의 역사는 1970년대 초 참집을 운영하던 어머니에게서 시작됐다. 건설업이 호황이던 당시 노동자들은 배가 출출해지면 국수를 먹으러 참집을 찾았다. 하루 다섯 끼를 먹던 이들의 방앗간 같은 곳이었다. 국수 맛이 워낙 좋고 음식 솜씨가 뛰어난 터라, 노동자들은 최병열 사장의 어머니에게 고기 반찬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탄생한 메뉴가 찜갈비다. 몸을 쓰며 일하는 이들의 건강을 위해 마늘을 듬뿍 넣고, 대구의 더운 날씨를 고려해 고춧가루로 양념했다. 간장의 간도 세게 조절해 짭짤한 맛이었다. 찜갈비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참집은 ‘봉산찜갈비’로 바뀌었다. 최병열 사장은 10년 전쯤 어머니께 가게를 물려받았다. 초창기때부터 가게를 찾던 손님들이 자신의 부모님과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그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겹겹의 시간을 마주하다 보니 가게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생겼다. 어떤 손님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가게를 찾아와, 졸업식 때마다 아버지와 함께 왔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펑펑 울기도 했다. 따뜻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손님의 모습을 보며 식당이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이제 책임감을 넘어 사명감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노포들이 사라져가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 그는 다짐한다. 봉산찜갈비를 오랫동안 지켜야겠다고. 이렇듯 한 식당의 역사는 누군가의 책임, 누군가의 마음이 모여 완성된다.

  • Type한식
  • Add대구시 중구 동덕로36길 9-18
  • Tel053-425-4203
  • Opening Hours10:00-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