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
박영화 사장의 젊은 날 꿈이 모여 오동나무는 누군가의 추억이 되고, 삶이 되어가고 있다.
대구에는 예부터 도계장이 많았다. 평화시장 근방으로 닭의 부산물을 활용하는 음식점이 하나둘 생겨났는데, 특히 인력시장이 형성된 이곳에서 노동자를 위해 값싸고 맛있는 안주를 고안하다 개발한 메뉴가 바로 닭똥집이다. 쫄깃하고 고소한 식감뿐 아니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별미가 되었다. 그렇게 평화시장과 바로 이어지는 자리에 전국에서 유일한 닭똥집 골목이 형성되었다. 이 골목에서는 오로지 닭똥집 튀김만 취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닭똥집골목번영회 회장으로서 이 골목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는 김정숙 대표는 2003년 가게를 인수해 닭똥집 전문점 고인돌을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기존 레시피를 버리고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했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불, 양념, 조리 시간의 황금 비율을 찾아냈다. 특히 닭똥집 튀김의 소스는 물엿에 고춧가루와 양념을 넣고 끓이는 일반적 방식과 달리 물엿을 먼저 한 소끔 끓여 식힌 후 양념을 넣어 매콤 달콤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것이 이곳의 비법이다. 냉장 닭똥집만을 사용하며 한 번 기름에 튀겨낸 닭똥집은 다시 열을 가해 2차 가공하지 않는 것이 김 대표의 소신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되 음식만큼은 예전 맛 그대로 고수한다는 고집으로 지금껏 운영해왔다. 그런 노력의 결과 지금도 가게 앞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닭똥집 튀김은 프라이드, 양념, 간장 세 가지 중 선택이 가능하다. 튀김 반죽이 두껍지 않아 깔끔한 맛이 일품이며, 그 안의 닭똥집은 씹으면 씹을수록 쫄깃해 자꾸만 손이 간다. 김 대표의 단단하고 올곧은 음식 철학은 맛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